同心聲氣默猶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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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3시 54분, 나는 서울발 부산행 무궁화호의 1호차 56번 좌석에 앉아있다.
기차가 한강을 건너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잠이 들어, 이제야 겨우 일어난 참이었다.
“다음 역은 구포, 구포역입니다!” 라며 차장이 차내방송으로 다음 역을 알린다.
‘구포… 사상… 부산역… 다음 사상역에 내리면 되겠군’ 이라고 내릴 곳은 확인한다.
방금 일어난 탓에 온몸이 멍하다. 혹시나 다시 잠이들어 내릴역을 지나치면 큰일이다.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리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가지고 있는 CDP의 전원을 켜고 적절한 음량의 일렉트로니카에 집중한다.
그리고 책을 하나 꺼내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막아보기로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어둠의 저편’의 마지막 부분이다.
덜커덩 거리는 기찻길의 진동과 함께 의미없는 논밭의 풍경과 그 속의 단편적인 도시의 부분적인 모습들이 스쳐지나는가 하더니,
곧 이번 정차역역이 내가 내릴 사상역이라는 안내가 적절히 기계적인 차장의 목소리로 방송된다.
누군가 내릴 곳을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기에, 마지못하여 자신이 방송하는 것과 같은 의식없는 기계음과 마찬가지의 소리다.
나는 보던 책을 덮고, 짐을 챙긴다.
CDP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음량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는 그대로 둔채 혹시나 챙기지 않는 것이 있는지 확인한다.
모든게 완벽히 있어야 할 자리, 그러니까 내 가방과 짐꾸러미안,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새벽기차의 한없이 졸음섞인 무거운 공기의 통로를 해집고 문으로 걸어간다.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 거의 모두가, 한껏 피로한 몸짓으로 보기에도 불편해 보이는 의자에 잠을 청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아마 잠시 전까지의 나의 모습은 저것보다 더 했을것이라 되집어 상상해본다.
겨우 기차의 통로를 지나 내릴 문앞에 도착한다.
그런데 갑자기 ‘피식~’ 하는 소리를 내며 기차의 문이 닫혀버린다.
내려야만 하는 곳을 뒤로 하고, 기차는 조금씩 속력을 높여가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내려야만 하는 곳을 뒤로 하고, 기차는 조금씩 속력을 높여가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여전히 서울발 부산행 기차의 문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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