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心聲氣默猶通
한국 프로축구는 96년 연고제 실시 이후로 연고제 정착을 최선의 가치로 삼고 프로축구 운영을 하였습니다. 이는 연고지역 주민이 해당 연고구단을 나의 팀, 우리의 구단으로 여김으로서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과 참여로 발전할 수 있으며 동시에 프로축구의 질적 양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지역 주민에게는 여가 및 즐길거리, 더 나아가 유럽과 같은 Sports Complex가 구성이 된다면 생활체육의 대안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최종 목표가 지역민을 위한 종합 Sports Complex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절대 가치에도 불구하고 2번의 연고이전이 있었습니다. 04년의 안양LG의 FC서울로의 이전과 올해의 부천SK의 제주UTD의 이전이 그것입니다. 혹자는 기업이 운영하는 구단에서 기업논리를 따를 수 없다고 합니다. 연고지 정착이 완전히 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이런 연고이전이 필연적으로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연고가 완전히 뿌리 내리지 않았던 초기 유럽에서도 이런 현상이 있었다고 합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 못하기에 넘어가겠습니다.) 좋습니다, 모두 논리적으로도 무리는 없는 말이니까요.
현재 한국프로축구에는 14개의 구단이 있습니다. 이중 시민구단은 대전, 인천, 대구, 경남의 4곳입니다. (광주는 제외합니다.) 앞으로 몇년 뒤면 K2리그와 연계된 상하부리그의 업다운제가 실시될 예정입니다. 한마디로 프로축구의 파이가 계속 커져야 될 때인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행해진 연고이전이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절대 축구판의 파이를 키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연고제는 절대로 정착될 수 없습니다.
한국프로축구는 신생구단의 창단시 축구발전기금이란 명목으로 200억 정도의 금액을 내도록 되어있습니다. 일반 기업에서 단독으로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금액입니다. 즉 신생 지자체에서 새로 구단을 유치하고 싶다면 기업유치보다는 시민구단의 형태를 취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민구단은 재정은 다소 열악하지만, 인천이나 대전의 축구열기로 알 수 있듯이 속된 말로 고객의 충성도 높은 구단이 될 여지가 많습니다. 즉 한국 프로축구가 지향하는 모양새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이번 제주의 케이스를 바라봅시다. 이미 제주에서는 시민구단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 있어 왔습니다. 빠르면 1~2년 안에 새로운 구단이 창단될 가능성과 여건이 충분 했습니다. 그러나 파행적인 연고이전으로 인해 앞으로 제주에 시민구단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게 되어버렸습니다. 새로운 신생구단을 하나를 잃은데다 시민구단까지 잃었습니다. 속된말로 다된 ‘파이’에 재를 뿌린 것입니다.
위의 축구발전기금을 생각해 봅시다. 이는 구단과 더불어 지자체에도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제주역시 이 부분이 무척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계속 준비를 했음에도 원하는 목표를 맞추지 못하여 연고이전을 생각했을 것이니까요.
만약 지금과 같은 뜨내기 구단을 허용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면 자기 지역에 구단을 가지고 싶은 지자체에서는 제주의 이번 경우 처럼 새로운 구단의 창단이 아닌 창단기금이 필요없는 연고이전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두번이나 이런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더하여 구단자체에서도 구단경영의 방만함이나 잘못으로 인한 원 연고지의 실패를 여차하면 연고이전이라는 극단적인 (그러나 새로 시작하여 운영하기는 편한) 방법으로 해결 하려고 할 것이구요. 지금의 SK처럼 말이죠.
이는 어느 한쪽도 살 수 없는 공멸의 관계입니다. 나혼자 잘 살아볼려고 잔머리 굴리다 한국축구 전체가 수렁에 빠질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프로축구에 수혈되어야 하는 것은 기업의 광고판이 대부분인 기업구단이 아닙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모델은 기업의 광고판과 같은 구단이 아닌, 지역민의 손에서 태어나 지역민과 함께 자란 시민구단입니다. 그래야 구단이, 리그가 함께 커갈 수 있습니다.
이미 이행된 야반도주(연고이전)을 되돌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다시는 SK와 같이 축구팬과 지역민을 울리는 기업구단(물론 잘하는 기업구단은 제외) 축구판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하게 해야 합니다. 말도 안되는 연고이전을 승인한 K리그 이사회및 각 구단 구단주들은 반성해야 하며, 제도적으로 연고부당한 연고이전에 대한 규제를 둬야 합니다. 안양과 부천은 축구발전기금을 면재 받아야 하며 축구단 설립을 위한 지원 및 마스터 플랜을 협회에서 보장해야합니다. SK그룹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응징 혹은 불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기업이 쉽게 연고이전을 결정하지 못할터이니까요.)
제발 다시는 이런 어이없는 꼴을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발 정신차리고 똑 바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큰 틀을 생각해서 뜻을 펼쳐 주길 바랍니다. 새로운 안양FC와 부천FC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謹弔 한국축구’ 입니다. ㅆㅂ
댓글 없음 @ “연고이전의 부당성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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