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心聲氣默猶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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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일전의 일이군요. 부산생활을 90% 정리하고, 욕심과 용기를 내어서 학교로 다시 돌아기기 위해서 포항행 버스를 기다리며 터미널에서 초조하게 담배를 피던 순간으로 부터요.
학교로 돌아갔어요. 2002년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 무렵, 너무나 호사스런 환경에 감사하지 못한채 스스로를 무너뜨리며 정신적으로 완전히 고갈되어 어긋난 길을 선택했던 순간으로 부터 4년이 지나버렸네요. 2003년 다시 한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올바르지 못한 사람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객기를 부렸던 그 때로부터 햇수로 4년이 흘렀구요.
많이 어긋난 길을 걸었죠. 예전 누군가가 내게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면’이라는 내용의 시를 읽어보라고 권한 적이 있어요. 그냥 싯귀가 마음에 들어 권한 시였고, 나역시도 그 싯귀가 마음에 들었는데, 생각해보면 아직도 그 시를 완전히 알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이네요. 아직도… 어긋난 길과 잘못된 기억들이 시간시간 머리속에서 떠오르지만, 여전히 지금 내가 잇어야 할 곳에 완전히 서 있지 못한채, 모호한 시선으로 알수없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한 반쯤 이해한 것일까요? ‘그때 왜 알지 못했을까’라며 후회스런 마음이 들지만, 지금이 ‘그때’가 되어버릴 언젠가는 생각지 못하고 있는것 같거든요.
한 3일간 정신이 없었어요. 약 4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던, 완전히 그 공간과 분위기에서 떠나가 있던 사람이 어떻게 멀쩡하게 예전처럼 살수 있을까요? 그렇죠… 정신없는게 당연한 것이죠. 혼자서 자취를 하며, 혼자서 수업을 들으며, 혼자서 도서관에가고, 혼자서 숙제를 하고 있죠.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혼자서 뭘 완전히 해 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많이 힘드네요. 그리고 내 주위에 사람들이 있었을 때, 너그러운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었을 때 모든것을 던저버렸는지 답답하네요. 이제야 알것 같아요. 내가 얼마나 호사스런 생활을 해 왔었는지. 그래서 그 밀려오는 아쉬움에 문득문득 멍하게 하늘만 올려보게 되네요.
4년만에 김교수님을 찾아뵈었어요. ‘이제 다른 이유없이 공부하자’라고 하시더군요. 그럼 된다구요. 그렇죠… 이미 지나간 시간 주위담을 수 없고, 기회도 한번 버렸으며, 너무 시간이 흘러 더이상 그때의 내가 - 주변이 - 아니지만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시 찾을 수 있는것은, 스스로에게 이유를 댈 무언가는 되찾아야되겠죠. 그러려고 학교로 돌아간 것이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구요. 돌이킬 수 있는 것만이라도 다시 돌아오게 해야겠죠.
너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인지, 아까도 말했지만, 정말 머리가 멍한채로 정신이 없어요.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인가요? 이곳의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강하더군요. 나의 과거가 - 후회밖에 되지 않는 나의 삶과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던 나를 둘러싼 그때의 순간이 -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곳이기에, 그에 대한 포비아는 무한에 수렴될 정도더군요.
이곳의 대해 너무 관념적으로, 학교라는 공간으로만, 생각했었기에 그 속에 담겨진 기억의 짙은 흔적과 먼지 덮인 시간이 내게 어떻게 다가올지 생각을 못했던게 실수면 실수인거겠죠.
아마 그것과 싸워서 극복하는 시간이 되겠죠. 나의 포비아, 그 트라우마들을 극복하면서 버텨가는 시간이 되겠죠. 그런데 솔직히 버틸자신이 없어요. 그제보다 어제가, 어제보다 오늘이 더 강하게 그 순간을 생각나게 만들고 있는걸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어요.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생활을 시작하고 있고, 많이 애쓰고 있지만, 그렇게 살면 살수록 기억의 반작용이 커질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으니까요. 성취감만 늘어날지 알았거든요.
휴~ 한동안 포스팅을 하지 못할 것이에요. 그나마 계시던 구독자들께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해야 하겠죠? 그래요… 지금은 다른곳에 신경을 쓸 수가 없거든요.
한학기 어떻게 버텨보면, 이 기억의 편린을 후회나 쓰라린 한숨이 아닌, 그냥 하나의 기억으로 만들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겠어요? 포비아와 트라우마를 내 속에서 극복하는 방법을 말이죠… 김교수님 말씀대로 공부나(’나’라고 쓰고 ‘만’이라고 읽습니다) 할 수 밖에 없겠죠. 일단 다시 한번 교수님 찾아뵙고 혼좀 나면서 정신무장을 해야겠군요.
얼마나 예상치도 못한 충격을 받았기에, (사실 걱정반에 나머지는 아무생각없이 돌아왔지만) 다짐했던 것이 3일만에 휘청거릴수가 있는지 말이죠…
그래요… 다음 포스트는 아주 기분 좋은 내용을 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면서, 안부인사 함께 전할께요. 다들 넷에서 길을 잃지 말며 건강히…
ps. 20대를 2막이라고 생각했을 때 드디어 3장이 시작된다고 기분이 묘했었는데, 왠걸, 생각도 못한 1장의 연속이 되어버리네요. 빨리 3장으로 넘어가야 할텐데 말이죠. 그리고 그 기억들이 부메랑처럼 다시 상처가 되어 내게로 돌아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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