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냥,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또 다른 큰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나버렸다.
병중이셔서, 5월처럼 급작스럽지 않아서, 그 놀라움은 덜한것이 사살이지만, 마음 한구석의 아련함은 어쩔 수 없다. 일상의 삶이 5월의 기억을 조금씩 덮어버리던 요즘이라, 미안함은 더욱 크다.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던 것이 87년 대선 당시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 들었던 말이 ‘그 사람은 빨갱이라서 대통령이 되면 우리 나라 망한다’라는 말. 어디서 흘러나왔던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반 대부분의 애들이 한번씩은 들었던 그 말.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집에가서 부모님께 우리나라 망하면 안되니 잘 찍으라고 신신당부했었다.

고3, 재수시절… 나이좀 찼다고 세상을 다시 보겠다고 발악 할 때 그 분이 빨갱이가 아니고, 우리나라가 망하지도 일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얼마나 큰 사람인지에 대해 놀라게 되었고, 그가 내심 존경스러웠다.

(그 때 당시가 내가 반한나라당으로 성향을 돌리게 된 시절이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가 대통령이 된 후에 일본영화도 극장에서 볼 수 게 되었고, 사전검열도 사라졌었고, 이것 저것 누릴게 좀 생기게 되었었다. 꽤 괜찮았던 시절이었다.

반면에 그 시절의 정책이 원인이 되었던 신용카드대란 덕에 나도 집도 고생 꽤 했고, 그때 생긴 나름의 그늘을 아직도 일정부분 짊어지고 있는 면도 있기도 하고. 그래도 지금보다는 시끄럽지도 않고 박탈감도 덜했던 시절이었다.

그가 만약 IMF와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이 아니라 87년 대선과 같이 자신이 그리는 모습을 온전하게 시도해 볼 수 있던 시기에 대통령이 되었다면, 조금 더 이른 시간에 대통령이 되었다면 어떻게 변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는 21세기의 감각을 가진 20세기의 사람이기에…
크고 따뜻하고 믿음직스러웠고 영민하고 재치있고 모든 면에서 탁월했던 그를… 이제… 보낸다…
잘 가세요… 안, 녕,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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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 주말에는 모처럼 올라오는 와이프(될 사람)과 분향소나 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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